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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웹툰 보는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admin 2026-07-09
요즘 들어 웹툰 보는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출퇴근길에 습관처럼 켜는 페이지

지하철을 타면 자연스럽게 손이 주머니로 간다. 예전에는 뉴스 기사를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게 전부였는데, 요즘은 그냥 무의식적으로 네이버웹툰 앱을 켠다. 월요웹툰부터 시작해서 요일별로 챙겨 보는 작품들이 꽤 많아졌다. 사실 처음에는 신의 탑 같은 유명한 게임 기반 원작들이 눈에 띄어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 안 나는 로맨스 판타지나 현대 판타지 장르를 훑어보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넘기다 보면 어느새 회사 근처 역에 도착해 있다. 20분 남짓한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가는 건지, 아니면 이 시간 덕분에 그나마 버티는 건지 가끔 헷갈린다.

무료 콘텐츠의 함정

무료 만화 보기 사이트나 앱을 이용하다 보면 꼭 뒷내용이 궁금해지는 지점이 있다. 소위 말하는 ‘쿠키’를 굽는 순간이 오는데, 처음에는 이게 하나에 100원 꼴이니까 별로 비싸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두 개 결제할 때는 몰랐는데, 이번 달 카드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꽤 많은 금액이 결제되어 있었다. 무료로 볼 수 있는 분량이 꽤 되는데도, 왜 나는 매번 유료 분량을 미리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정액제였으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한 편씩 찔끔찔끔 결제하다 보니 통장에 돈이 나가는 감각이 무뎌진 것 같다.

예전에는 만화책방이 있었는데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박봉성 작가의 만화나 인터넷 소설 같은 것들을 보려고 만화방에 몇 시간씩 죽치고 앉아있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한 권당 대여료가 500원에서 1,000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웹툰 한 편 보는 비용이랑 비교하면 엄청나게 저렴하게 즐겼던 셈이다. 물론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압도적인 편의성이 있지만, 가끔은 종이 질감을 넘기던 그때의 그 투박한 느낌이 그립기도 하다. 요즘 웹툰들은 작화가 너무 화려해서 오히려 눈이 피로할 때가 있다. 특히 GL 웹툰이나 화려한 로판을 연달아 보다 보면 내가 뭘 보고 있는지 내용이 섞이기도 한다.

그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하나 싶고

얼마 전에 기사에서 웹툰 작가들이 시나리오 작업도 병행하고 경쟁도 치열하다는 이야기를 봤다. 심지어 법률 상담을 하시는 변호사님들도 웹툰을 그리는 시대라고 하니, 정말 누구나 뛰어드는 판이구나 싶다. 가끔은 ‘나도 한번 그려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도, 매주 마감을 맞추는 고통을 상상하면 바로 접게 된다. 유학을 고민하는 아이들이 웹툰 관련 학원을 다니는 것도 이제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나처럼 그냥 소비만 하는 입장에서는 편하지만, 이게 업이 된 사람들은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을지 가끔은 좀 미안한 마음도 든다.

끝이 없는 습관

오늘도 자기 전에 딱 한 편만 더 보고 자야겠다고 다짐하며 앱을 켰다. 벌써 새벽 2시다. 다음 날 아침에 분명 후회할 걸 알면서도 손가락은 다음 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이게 재미있어서 보는 건지, 아니면 그냥 현실 도피처가 필요한 건지 잘 모르겠다. 남들은 이 시간에 뭘 하는지 궁금하지만, 아마 다들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오늘 본 웹툰 주인공은 환생해서 승승장구하던데, 내일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는 또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사실 기대보다는 습관에 가깝다. 이 습관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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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단비소리 2026.07.09

    글 읽어보니 저분마저 마찬가지인 거 보니, 저도 좀 부끄럽네요. 요즘 웹툰 그림체가 너무 화려해서 내용 파악하기 힘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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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 자다가 새벽까지 보내는 건 정말 공감돼요. 주인공 환생하는 거 보면서 현실을 잊는 건 흔한 일인데, 습관을 끊기 힘들다는 게 더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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