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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툰 챙겨보느라 퇴근길이 다시 길어졌다

admin 2026-08-23
요즘 웹툰 챙겨보느라 퇴근길이 다시 길어졌다

습관처럼 켜게 되는 웹툰 앱

퇴근하고 지하철에 앉으면 딱히 할 게 없다. 예전에는 뉴스 기사를 훑거나 유튜브 쇼츠를 몇 개 넘기다 보면 어느새 집 근처 역에 도착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묘하게 습관이 바뀌었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네이버웹툰 앱부터 켜는 거다.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에 따라 업데이트된 에피소드들이 떠 있으니까, 마치 숙제 검사하듯이 하나씩 누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딱히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보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시간대에 맞춰 나온 것들을 하나씩 클릭하다 보면 30분 정도는 금방 지나간다. 매일 퇴근길 풍경이 똑같다 보니 웹툰이라도 요일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게 나름의 소소한 재미라면 재미일까.

20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문제는 이게 생각보다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점이다. 처음엔 ‘그냥 한 편만 보고 내려야지’ 생각하고 가볍게 접속한다. 그런데 요일별 웹툰이라는 게 참 영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내가 보는 작품이 보통 3~4개 정도 되는데, 한 편당 5분에서 7분 정도 걸린다고 치면 사실 20분 내외면 다 본다. 그런데 꼭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화가 궁금해서 미리보기를 누를지 말지 고민하다가 ‘쿠키’를 굽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옆에 뜬 다른 추천 작품까지 기웃거리게 된다. 100~300원 정도 하는 짧은 결제들이 쌓이면 한 달에 생각보다 꽤 나간다. 작게는 5천 원, 많게는 2만 원까지 충전해서 쓰는데, 사실 커피 몇 잔 안 마시고 만화 보는 셈 치면 저렴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가끔 결제 내역을 보면 ‘아, 또 썼네’ 하는 현타가 살짝 오긴 한다.

요일이 무색해지는 몰아보기

가끔은 요일별로 챙겨보는 게 귀찮아질 때도 있다. 어쩌다 야근을 하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이틀 정도 앱을 안 켜면 웹툰이 밀린다. 밀린 웹툰을 몰아서 보는 것도 일이다. 화요일에 봐야 할 내용을 목요일 퇴근길에 헐떡거리며 보고 있으면 이게 지금 즐기려고 보는 건지, 그냥 소비하려고 보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한때 미술학원까지 알아봤던 친구 녀석은 웹툰 작가들의 마감 압박이 장난이 아니라던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는 왠지 더 촘촘하게 챙겨봐야 할 것 같은 이상한 책임감마저 든다. 이 업계 사람들은 밤 10시, 11시까지 일하는 게 기본이라던데, 나는 그저 편하게 보고만 있는 게 미안해서 더 열심히 ‘좋아요’라도 누르는 걸까.

끝나지 않는 연재의 굴레

가장 난감한 건 장편 웹툰들이다. 1년 넘게 따라가던 작품이 이제 슬슬 끝날 기미가 보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아쉽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이제 이 요일 고정 관념에서 좀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막상 완결이 나면 또 다른 요일에 새 연재를 시작하는 작품을 기웃거리게 될 걸 알면서도 말이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요일별로 챙겨 보는 시대가 됐는데, 웹툰은 그보다 더 밀접하게 내 하루를 파고들어 있다. 어제는 월요일이라 또 새로운 에피소드를 봤고, 오늘 화요일도 별다를 것 없이 퇴근길에 웹툰을 보겠지. 그냥 이게 내 일상의 자연스러운 리듬이 되어버린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쉽게 콘텐츠에 길들여진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앱을 켤 것 같다. 그게 별로 영양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딱히 대신할 만한 재미를 찾기가 귀찮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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