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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웹툰만 보다가 결국 결말까지 달려버렸다

admin 2026-06-09
주말 내내 웹툰만 보다가 결국 결말까지 달려버렸다

시작은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냥 토요일 오후에 딱히 할 일도 없고,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예전에 보다가 멈춘 웹툰 하나가 생각났다. 제목이 뭐였더라, 주인공이 현대 사회에서 살다가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서 영혼이 바뀌는 그런 뻔한 설정의 로판이었는데, 빨간 머리 여주인공이랑 금발 남주가 나왔던 기억이 났다. 네이버 웹툰에서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이미 완결이 난 상태였다. 보통 완결된 작품은 몰아서 보기가 좋아서 주말 내내 그냥 이거 하나만 파기로 했다. 사실 처음에는 딱 10화 정도만 보고 낮잠이나 잘 생각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사람을 붙잡아두는 힘이 있더라. 요즘은 숏폼 콘텐츠가 대세라 웹툰도 엄청 빠른 전개를 요구받는다는데, 이 작품은 완결난 지 꽤 된 거라 그런지 요즘 나오는 것들보다는 호흡이 조금 더 긴 느낌이었다. 그런 느긋함이 오히려 좋아서 멈추기가 힘들었다.

왜 돈을 쓰면서까지 결제를 하게 되는지

무료 회차를 다 보고 나니 딱 클라이맥스 직전이었다. 여기서 멈추면 다음 주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다. ‘이세계 착각 헌터’ 같은 유명한 작품들은 e북이나 굿즈까지 나오면서 팬덤이 엄청나던데, 내가 보는 건 그 정도 대작은 아니어도 나름 완결까지의 서사가 궁금했다. 결국 리디북스나 네이버에서 대여권이나 소장권을 결제하기 시작했다. 대충 계산해보니 5천 원에서 1만 원 정도면 완결까지 다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커피 몇 잔 마실 돈이면 다 보는 건데, 막상 결제할 때는 왜 이렇게 고민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번 시작하니까 멈출 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완결 웹툰을 보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클릭 몇 번이면 바로 끝까지 달릴 수 있으니 편하긴 하다.

머릿속에 남는 건 결국 감정의 잔상

결국 일요일 밤늦게 다 보고 나니 뭔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완결을 보고 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아, 이제 진짜 끝이구나’ 싶은 마음만 남았다. 여주인공이 처음 이세계에 떨어졌을 때의 당혹감이랑, 마지막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묘하게 현실이랑 겹쳐 보였던 것 같다. 뭐 거창한 교훈을 얻은 건 아니지만, 그냥 누군가의 긴 인생 이야기를 남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나온 기분이다. 완결된 작품을 몰아서 보는 게 가끔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뇌에 넣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주말 동안은 현실을 잊고 살았으니까 그걸로 된 걸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월요일이 오는 게 유독 더 길게 느껴진다. 아까 결제한 포인트가 조금 남았는데, 또 뭘 볼지 고민하는 내 모습이 조금 웃기기도 하고. 그냥 넷플릭스나 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다음번에는 좀 다른 걸 골라봐야지

다 보고 나니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너무 서두르면서 봐서 그런지 중간에 나왔던 조연들의 서사가 살짝 빈약하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아마 실시간으로 연재될 때는 댓글 창에서 사람들이 매주 같이 떠들면서 분석도 하고 그랬을 텐데, 혼자 완결본을 다 몰아보니 그런 활기찬 느낌은 좀 부족했다. 그래도 뭐 혼자 조용히 완결까지 달리는 맛이 있는 것 같다. 다음번에는 좀 더 진지한 장르를 골라볼까 생각 중이다. 이번에 본 건 너무 로맨스 위주였나 싶기도 하고. 사실은 그냥 다음에 또 보고 싶은 웹툰을 하나 더 찾아둔 상태다. 결말이 완벽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든 웹툰이 그렇듯, 완벽한 엔딩이란 건 애초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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