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다 올라온 것만 골라보기로 했다
요즘 들어 연재 중인 웹툰을 매주 챙겨 보는 게 묘하게 버겁다. 예전에는 다음 화가 나오는 요일만 손꼽아 기다리곤 했는데, 요즘은 일주일이 지나면 앞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그냥 깔끔하게 완결된 작품들만 찾아보기 시작했다. 네이버웹툰 앱을 켜서 장르별로 필터를 걸고 ‘완결’ 표시가 붙은 것들 위주로 뒤지기 시작했다. 꽤 유명한 작품은 이미 봤고, 뭘 볼까 하다가 평점이 유독 높고 회차 수가 적당해 보이는 작품을 하나 골랐다. 사실 한 100화 정도면 주말에 각 잡고 앉아서 다 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라.
100화 넘어가니 시작되는 손목의 통증
처음 20~30화까지는 속도가 붙는다. 커피 한 잔 타서 소파에 푹 파묻혀 스크롤을 내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이게 60화, 70화를 넘어가면 갑자기 손가락 끝이 저릿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쉼 없이 올리다 보니 손목이 뻐근해지는 게 느껴진다. 태블릿으로 볼까 싶어 거실 서랍을 뒤져서 3년 전에 산 아이패드를 꺼냈는데, 배터리가 20%밖에 없다. 충전기를 연결해놓고 보니 콘센트 위치 때문에 영 자세가 안 나온다. 결국 다시 휴대폰으로 돌아왔다. 이게 뭐라고, 그냥 앉아서 쉬면 되는데 끝을 봐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생겨서 꾸역꾸역 보게 된다.
스포일러를 찾아볼까 말까 하던 고민
중간쯤 보다가 전개가 너무 답답해서 결말 스포일러를 찾아볼 뻔했다. 사실 어제도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누가 내몸에 빙의했다’ 결말 스포 있나 검색창에 쳐봤다. 소설 원작은 또 따로 있다던데, 소설까지 읽기엔 눈이 너무 침침하고 시간도 아까운 기분이다. 완결 웹툰만 다 보고 끝내고 싶은데, 마지막화 직전까지의 갈등이 너무 길어서 살짝 지루해지는 구간이 있다. 작가님들은 이 구간을 왜 이렇게 길게 가져가시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빨리빨리 결말을 내주면 좋겠는데, 아마 유료 회차 결제 때문이겠지 싶어서 그냥 쓴웃음 지으며 넘겼다.
완결까지 보고 난 뒤의 묘한 공허함
기다리고 기다려서 마지막 컷을 넘겼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하다기보다 그냥 ‘아, 끝났네’ 하는 마음뿐이다. 한 3일 정도를 꼬박 투자해서 다 봤는데, 남는 건 눈의 피로와 약간의 무력감이다. 9.9점대 평점의 웹툰을 봐도 사실 다 보고 나면 그 감동이 길게 가지 않는다. 어차피 내일이면 또 다른 완결 웹툰을 찾아서 뒤지고 있을 것 같다. 구독료나 쿠키 값으로 나간 돈을 계산해보니 대략 3만 원 정도 쓴 것 같은데, 영화 한 편 보는 것보다 나은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다.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볼 땐 집중이라도 제대로 하지, 이건 보면서도 유튜브 쇼츠를 띄워놓고 딴짓을 하니까.
다음엔 뭘 볼지 고민하다가 잠든다
이제 다 봤으니 다른 걸 찾아야 한다. 그런데 뭘 봐야 할지 고르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진다. 장르를 바꿔볼까 싶어 로맨스판타지 쪽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그림체가 익숙한 작가님 작품을 다시 클릭했다. 밤 12시가 넘었는데 이러고 있으니 내일 아침이 벌써 걱정된다. 완결된 게 많으니 선택지는 넓은데 딱히 당기는 게 없는 이 기묘한 기분은 뭘까. 어쨌든 또 다음 웹툰 결제를 고민하게 되겠지.
완결 낸 후엔 진짜 텅 빈 느낌이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요. 다음 작품 고르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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