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결국 보던 것만 계속 보게 되는 묘한 굴레

admin 2026-08-05
결국 보던 것만 계속 보게 되는 묘한 굴레

익숙한 그림체에 갇혀버린 밤

요즘 밤마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켜면 무의식적으로 카카오웹툰 앱부터 누르게 된다. 사실 새로운 작품을 찾아보는 게 귀찮아진 건지, 아니면 내 취향이 너무 고착화된 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무료웹소설사이트’나 ‘일본웹툰사이트’ 같은 키워드를 뒤지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냥 매주 연재되는 리스트만 확인하고 만다. 어제는 예전에 즐겨봤던 ‘유부녀 킬러’가 드라마로 나오는 걸 보고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원작 웹툰을 보면서 이 정도로 화제가 될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누적 조회수 1.9억 회라는 숫자를 다시 보니 내가 웹툰 판에서 꽤 큰 흐름을 놓치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사실 그게 2020년부터 시작된 거라는데, 2026년인 지금 돌이켜보면 참 오래도 봤다 싶다.

로맨스 웹툰을 고르는 나만의 까다로운 기준

가끔 커뮤니티에 ‘그림체 예쁜 웹툰 추천해 주세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동질감이 든다. 나도 예전에는 ‘작전명 순정’이나 ‘여우놀이’ 같은 작품들을 챙겨보며 새벽을 지새우곤 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은 로맨스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특히 오피스물은 쳐다도 안 본다. 회사에서 지칠 대로 지쳐서 집에 오는데, 웹툰 속 신입사원이 상사 때문에 고생하는 걸 보면 힐링이 아니라 혈압이 오른다. 차라리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하이틴 로맨스’가 낫다. 교복 입고 풋풋하게 싸우고 화해하는 게 훨씬 낫지, 업무 지시받으면서 연애하는 건 보기가 좀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오빠는 아이돌’ 같은 작품들이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제는 오피스 로맨스라는 설명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손이 안 가게 된다.

툰 하나 보겠다고 결제하는 마음의 무게

웹툰 한 화당 보통 200원에서 500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이걸 쌓아두고 보면 한 달에 꽤 큰돈이 나간다. 처음에는 그냥 맛보기로 시작했다가 정신 차려보면 이미 소액 결제가 줄줄이 이어져 있다. 주변에 웹툰이나 게임 쪽으로 공부하려는 친구들이 부산게임학원 같은 곳을 알아본다는 얘기를 들으면, 창작자가 되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저 편하게 보는 입장이지만, 컷 하나하나 공들여 그리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결제 금액이 아깝지는 않다. 그래도 가끔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유료 구간이 너무 자주 돌아올 때는 ‘이 돈이면 차라리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게 낫지 않았나’ 하는 현실적인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2025년의 청춘 서사와 내 취향의 간극

최근에 ‘스피릿 핑거스!’가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실 이 웹툰은 꽤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남기정 역으로 누가 나오는지 찾아보고 있었다. 왠지 원작의 캐릭터가 실감 나게 구현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웹툰 기반 드라마들이 요즘 참 많이 나오는데, 사실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거다. 그림으로 볼 때의 그 묘한 설렘이 실사로 옮겨졌을 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도 이렇게 내가 좋아하던 캐릭터가 TV에 나온다니 한 번쯤은 챙겨보지 않을까 싶다. 12부작 정도로 짧게 끝난다면 더 좋을 것 같고, 길어지면 아마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웹툰 앱을 켤 것 같다.

끝내지 못한 이야기와 흐지부지된 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글을 쓰다 보니 딱히 결론이 없다. 그냥 어제도 웹툰 앱을 켜서 장바구니에 담아둔 소설들을 뒤적거리다가 결국엔 보던 거나 한 번 더 보고 말았다. 새로운 건 도전하기 어렵고, 익숙한 건 조금 지겹다. 그래도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 아마 당분간은 이 웹툰들의 세계 속에서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다음번에는 좀 더 새로운 장르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는데, 아마 이번 주말에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지 않을까.

태그

댓글1

  • 요즘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좀 괴로워하거든요. 무심코 결제하는 순간, 쌓이는 금액에 깜짝 놀라게 되는 느낌이네요.
    답글